
이혼한 지 2년 반.
시간이 이렇게 흘렀는데도,
아직도 내 사고의 중심에는 '나 자신보다 아이'가 있다
내가 어떻게 살아야 할까보다는,
아이에게 무엇을 더 해줄 수 있을까를 먼저 고민하고,
거기에 집중하는 시간이 여전히 많다.
한달에 두 번,
2주 주말에만 함께하는 아이 이기에,
자주 못 보니까 더 많은 것을 해주고 싶은 엄마의 마음도 있다.
하지만, 한 편으로는
아이를 데리고 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5분 대기조처럼 언제든지 달려갈 준비가 되어 있다는 생각이
정작 나를 위한 생활에는 제동을 건다

'나를 다시 찾자'는 다짐을 수도 없이 되풀이하면서도
늘 그자리에 멈춰 있는 것 같던 어느날
우연히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라는 책을 접하게 됐다.
제목부터가 내 마음을 찌르듯 다가왔지만
책을 읽으며 더 많이 부딪혔던 건
" 나는 왜 이렇게까지 위축되어 있는가"에 대한 나 자신의 질문이었다.

“사랑받지 못한 시간은 사람을 겁쟁이로 만들기도 한다.”
– 김수현,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그랬던 것 같다.
결혼생활 내내 나는 점점 조심스러워졌고,
내 감정보다 상대의 눈치를 먼저 살폈고,
결국은 내 목소리를 삼켜버리는 데 익숙해졌다.
“지나치게 착한 사람은, 결국 남에게 휘둘리며 살게 된다.”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자신의 감정을 의심하게 된다.”
이 구절들도 나를 가만히 붙잡았다.
'나 좋은 사람이야', '이해해야지', '괜찮아, 참을 수 있어' 하면서
참고 견디며 쌓아 올린 인내가
결국 나를 가장 낯선 사람으로 만든 셈이었다.
이제 나는 혼자다.
혼자서 돈을 벌고,
혼자서 살림을 꾸리고,
혼자서 스스로를 위로해야 한다.
그렇게 해서 골프를 시작했다.
그렇게 해서 매일 운동을 하게 되었고,
매일 무지출 챌린지를 하며
나를 아껴주는 방식으로 하루하루를 다시 짜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문득문득,
나는 예전보다 더 작아졌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책 속의 이 문장이 자꾸만 머리에 맴돈다.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 아니라, 용기의 연속이다.”
“작은 용기를 낼 수 있을 때, 그제서야 진짜 선택이 시작된다.”
나는 아직 용기가 부족한 사람이다.
그래도 이제는,
그 부족한 용기를 조금씩 꺼내어,
‘나’를 다시 살아보려 한다.
오늘도 그 연습의 일부로
이렇게 조용히 글을 남겨본다.
조용한 기록자답게.

'💬 일상회고'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주말 출근길, 나를 기다린 껌딱지와의 상봉 (1) | 2025.06.21 |
|---|---|
| [필리핀 클락 한 달 살기 준비 #1] 출발 한달 전! 숙소 정보만으로 짐이 달라진다- 본격 짐 준비 시작 (6) | 2025.06.17 |
| 매일 페소 환전하는 일상, 요즘 경제 뉴스가 달리 보인다 (1) | 2025.06.06 |
| 무기력함 탈출! 정리는 곧 마음 정리 - 다시 시작하는 나만의 공간 (2) | 2025.05.28 |
| 햇볕이 강해지니, 몸이 가라앉는다 (0) | 2025.05.27 |